20130311 - 사진 없는, 먹고 마신 이야기 * 오늘 하루


DSLR로 카메라를 바꾸고 나서 사진의 질은 좋아졌지만 휴대성은 확실히 떨어졌다.
요즘은 스마트폰 카메라로 사진을 찍곤 하는데 그것도 귀찮은 때가 많다.

그냥 생각 나는대로 자판 위의 손가락이 움직이는 대로
먹고 마신 이야기를 몇몇 해볼까 한다. ^^

최근에 부암동을 세 번이나 다녀왔다.
부암동의 명물이라 일컬어지는 클럽 에스프레소는 언제나 사람들로 붐빈다.
여기 커피는 명성에 비해서는 아쉬움이 조금.
개성을 살리기보다는 보편적 입맛에 맞추어진 커피라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 부암동에서 마음에 든 맛집(?)은 동양방앗간.
내가 맛본 인절미랑 증편, 둘다 맛있었다.
한쪽 두쪽 신나게 집어먹다 보면 어느새 떡 한 팩이 다 사라지고 없다.
부암동 방문객들이 몰리는 주말 오후에는 그날 만든 떡이 다 떨어지고 없는 경우가 부지기수란다.
왠지 끌리는 상호인 4.5평 우동집에 들러서 카레 우동도 먹었다.
가격도 적당, 맛도 적당.
세탁하고 처음 입은 흰 셔츠에 카레 국물이 튀어서 눈시울이 시큰해졌던 기억이 새록새록새록...

홍대 부근의 신흥 커피집 두 곳.
TAILOR COFFEE & COFFEE LIBRE.
원두 판매 및 납품 쪽으로 인정을 받고 있는 곳들이다.
커피 리브레는 퍼블릭 커핑, 커핑 교육, 로스팅 교육 등으로도 유명하다.
연남동 커피 리브레에서는 에어로 프레스로 내려주는 브루잉 커피와 카페라떼를 마셨다.
에어로 프레스로 내린, 에디오피아와 케냐는 각각 개성적인 신맛을 갖고 있는 커피였다.
내 입에는 단맛과 신맛의 밸런스가 좋은 에디오피아가 잘 맞았다.
라떼는 밀크폼이 대강 올려져 있어서 에스프레소 베이스가 오히려 빛을 발하지 못하는 느낌.
밀크폼 올리는 건 바리스타의 실력이 크게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라.. 아쉬웠다. 
커피도 커피거니와 커피 리브레의 부담없고 자유스러운 공간에는 그 나름의 매력이 있었다.
테일러 커피는 이태원의 카페 BOTTON을 통해 알게 되었다.
이전에 포스팅했듯이, BOTTON에서 마신 더치 커피는 정말 인상 깊었다.
BOTTON에 원두를 납품하는 곳이 테일러 커피란다.
테일러 커피의 카페 매장 자체는 그리 크지 않다.
그렇지만 로스팅 룸이 윗층에 별도로 마련되어 있어, 카페 근처에만 다다라도 골목에 커피 볶는 냄새가 가득~
거대한 기센 로스터가 커피콩을 볶는다.
여기 카페라떼는 근래에 마신, 밀크폼 올려진 에스프레소 베리에이션 음료들 중에 가장 뛰어났다.
부드럽게 올려진 밀크폼의 목넘김이 맘에 들었다.
에스프레소 베이스도 좋았고.

계속해서 홍대 쪽.

선물만 해보았던 Peony 딸기 케이크를 이번에 피스로 구입하여 맛을 보았다.
느끼하지 않고 깔끔한 생크림 딸기 케이크.
크기 대비 가격이 비싸긴 하지만 (4500원)
가볍게 조각 케이크 하나 선물할 경우엔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상수동 카페 미래광산.
케이크와 커피 둘다 그냥 그랬다.
그러나 살짝 외진 데에 위치한데다가 공간의 분위기와 느낌이 좋아서
아지트 삼아, 발걸음 하기에 괜찮을 법 하다는 생각.

합정 카페 RED PLANT.
디드릭 로스터가 있는 로스터리 카페.
카푸치노를 주문했다.
에스프레소 베이스는 평범했지만 밀크폼의 두께가 상상 그 이상, 밀크폼의 밀도도 어찌나 촘촘한지..
밀크폼을 좋아하는 나 같은 이들은 한 번쯤 들러서 호기롭게 카푸치노를 주문해 볼만한 카페.

고로케 이야기 잠깐.

먼저, 명동 고로케.
긴 줄에 호기심이 생겨 나도 줄을 서본 명동 성당 앞의 고로케집.
평범한 고로케를 파는데 왜 그렇게 줄이 긴 걸까. 의문이다.

명동 고로케 보다는 합정의 길모퉁이 칠리차차에서 파는 고로케가 훨씬 맛있다.
길모퉁이 칠리차차에서는 고로케라고 하지 않고 크로켓이라고 명명.
여기 크로켓은 식감도 좋고 내용물도 색다른 것들이 많다.

문득, 긴 줄 하니까 생각나는 게 있다.
부산 남포동의 씨앗호떡과 남대문의 야채호떡, 그리고 슈니발렌.
남포동 씨앗호떡은 가격은 점점 올리고 크기는 점점 줄이는 행태가 영 마음에 안 든다.
원가 절감을 위해 쓰는 마가린의 짭쪼름함도 별로.
1박 2일을 비롯한 각종 매체에 등장하며 어찌나 인기를 끌었는지 지금은 롯데 백화점 광복점 지하에도 입점해 있다.
번듯이 이승기의 이름을 앞세워서.
피프 광장에 늘어져 있는 여러 개의 줄이 바로 씨앗호떡을 사먹으려는 이들의 줄.
며칠 전, 강남 신세계 백화점에서 씨앗호떡이라고 이름 붙여 호떡을 판매하는 곳에 사람들이 잔뜩 줄을 선 것도 보았다.
씨앗호떡이 대체 뭐길래...
한편, 남대문 신한은행 앞의 야채호떡은 큼지막한 크기를 생각하면 충분히 이해가능한 가격이다. (아마 1000원)
군만두 같은 호떡인데 생긴 것을 보기만 해도 상상이 가능한 맛.
여기도 줄을 좀 서야 사먹을 수 있다.
슈니발렌은 여기저기서 논란이 많이 되었던 소재(?)다.
슈니발렌을 사기 위하여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선 줄을 보고도 놀랐고
언젠가 홍대 놀이터 부근에 떡하니 슈니발렌 카페가 들어선 걸 보고도 좀 놀랐다.
딱딱한 꽈배기에 초콜릿이나 슈거 파우더 등을 끼얹은 과자가 누릴만한 인기는 아닌데 말이다.

빵 이야기 잠깐.

집 근처, 를리지외즈에서 주로 빵을 사 먹는다.
서강헌 본누벨에서 일하셨던 분이 독립하여 차린 빵집.
여전히 치아바타는 맛있고 크림치즈가 들어간 빵과 크로크 무슈도 괜찮다.

프랑스에 있을 때, PAUL의 Platine을 즐겨 먹었다.
귀국하고 나서는 먹고 싶어도 그것과 같은 빵이 없다고 생각하여 맛보지 못했던
Platine의 정체를 얼마 전에 알게 되었다.
바로 호밀빵.
포숑에서 우연히 호밀빵을 구입하고 맛을 보았더니
호밀빵 특유의 식감과 향이 Platine의 그것과 고스란히 겹쳐졌다.

끝으로 부산에서 들렀던 카페 이야기.

정말 오랜만에 부산 모모스 커피에 들렀다.
자본의 힘이 대단하긴 대단한 모양이다.
몇년 전, 모모스에서 지극히 평범한 커피를 마셨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데
모모스는 어느새 부산을 대표하는 카페로 변모해 있었다.
직접 COE 생두 거래에 참여하고 바리스타 대회에도 소속 바리스타들이 출전하며
서울의 유명 카페들과도 교류를 하는 등 놀라운 성장을 보여준 카페.
카페의 공간 자체도 점진적으로 확장되었고 온라인 진출, 베이커리 파트 도입과 같이
여러모로 지역 카페들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행보를 보여왔다.
내가 마신 온두라스 COE #3는 좋은 산미에 적당한 바디감을 갖춘 커피였다.
리필해서 마신 아메리카노도 예전에 비해 훨씬 좋아졌다.

해운대 마린시티 SSG 푸드마켓 내에 입점해있는 테라로사 커피.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좋은 정도의 카푸치노를 마셨다.
강릉의 테라로사 커피와 보헤미안은 꼭 한 번 가보고 싶다.
그게 언제가 될런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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